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오는 9일부터 26일까지 나마갤러리(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80-1)에서는 작가 이영애의 개인전 ‘Archive Me : 흔적을 기록하다’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기억과 상처, 치유와 재해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동양과 서양의 조형 어법을 혼합한 회화 작업을 통해 ‘존재의 본질’과 ‘감성의 흔적’을 탐색하는 시각적 아카이브로 기획되었다.
이영애는 한지와 먹·아크릴 물감·옻칠 등 전통과 현대의 재료를 넘나들며, 회화의 물성과 정신성을 동시적으로 사유하는 작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치유의 언어로 환원하는 ‘흔적의 미학’을 주제로 한 신작 다수를 공개한다.

‘Archive Me : 흔적을 기록하다’는 ‘흔적’이라는 비물질적 개념을 시각예술로 구체화하고, 그 과정을 ‘기록’이라는 행위로 재정의하는 시도이다.
작가는 유년기의 기억, 감정의 흔적, 존재의 흔들림 등 개인적 체험의 단편들을 반복된 조형 행위를 통해 캔버스 위에 아카이빙하며, 이 과정은 단순한 회화 작업을 넘어선 내면의 치유적 실천으로 기능한다.

회화의 구성요소로는 특히 ‘원(圓)’과 ‘타래’의 형태가 빈번하게 등장하며, 이는 존재의 순환성과 감정의 궤적, 시간의 집합체로 해석될 수 있다.
반복된 붓질과 오려낸 한지 조각들은 단순한 형상 그 이상으로, 감각의 층위를 따라 배치된 심리적 풍경의 조각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며, 회화가 감정을 정화하고 기억을 재정렬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이영애의 회화는 크게 시선, 물질, 신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선은 캔버스를 유영하며 사건의 흐름을 추적하고, 물질은 한지와 먹, 물감의 중첩과 분해를 통해 흔적을 남기며, 신체는 작가의 경험과 훈련, 사유의 결과로써 붓질의 리듬과 결을 결정짓는다.
특히 평붓을 사용해 간결하게 그려낸 원형 모듈들은 실타래 혹은 해양 생물을 연상케 하며, 그 표면에는 붓모의 흔적이 섬세하게 남겨져 있다.
이러한 필모(筆毛)의 잔상은 기억 속에 머물던 감각의 잔향을 끌어올리고, 각 단위는 독립적이면서도 집단적인 존재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이와 같은 작업은 작가가 말하듯, “존재의 형상화된 상상”이며, 이는 곧 끝없이 이어지는 존재들의 집합이자, 개인의 감정이 확장된 풍경으로 독해(讀解)할 수 있다.
△ 작가 노트에서
“마음이 치유된 흔적들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의 기억을 꺼내 다시 바라보는 과정은 상처를 되짚는 일이자, 그것을 다른 시각으로 환기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기록은 곧 치유의 언어가 된다.
”
작가는 7남매로 자란 유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소 거칠고 불완전한 일상의 기억을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고 승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는 미술을 통한 자기 회복과 내면 탐색의 여정이라 할 수 있으며,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화두인 감성의 시각화,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
작가 이영애는 서울여자대학교 산업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며 회화와 혼합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2018년에는 홍콩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Asia Contemporary Art Show’에 참가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작가는 동양의 정신성과 서양의 조형 논리를 융합한 조형 언어를 통해, 감성적 울림과 사유적 깊이가 공존하는 화면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먹과 한지, 옻칠 등 전통 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대적 감각의 결합은 이영애 회화의 미학적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원형, 직선, 사선 등의 형상은 감정의 리듬, 존재의 흔들림, 정서적 파동을 상징하며, 시각언어를 통한 감정적 공감을 유도한다.

이영애 개인전 ‘Archive Me : 흔적을 기록하다’ 展은 9일 수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 나마갤러리 제1관과 제2관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 입장 및 관람은 무료다.
(일·월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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