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나 영양제는 무엇과 함께 섭취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특히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음식 선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약도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보약이 될 수도,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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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기간 복용할 경우 칼륨이 빠져나가면서 ‘저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근육 경련, 피로, 심장 리듬 이상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스피로노락톤 등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식단을 통해 칼륨을 충분히 보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당근, 시금치, 케일과 같은 녹황색 채소가 칼륨 섭취에 도움이 된다.
반면 피해야 할 음식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짠 음식과 자몽이다.
짠 음식은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다.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염분 섭취가 많은 일본 노인의 70%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에게 염분 섭취 조절이 필수적인 이유다.
자몽은 일부 고혈압약, 특히 칼슘 채널 차단제(암로디핀)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자몽 속 ‘나린진(naringin)’이라는 성분이 간의 약물 대사를 방해해 약효가 과도하게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거나 어지럼증,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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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문가는 “고혈압약 중 이뇨작용을 하는 약물은 체내 칼륨까지 배출한다”며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근, 시금치, 케일 등은 칼륨 보충에 도움이 된다”며 “자몽은 약물 대사를 방해하고, 짠 음식은 나트륨 축적으로 혈압을 높일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혈압 환자에게 있어 음식은 또 다른 ‘약’이 될 수 있다”며 “올바른 식사 습관이야말로 약의 효과를 살리고, 부작용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칼륨 섭취 확인 : 당근, 시금치, 케일, 바나나, 감자 등 칼륨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짠 음식 자제 : 가공식품,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국물 음식 등 염분 많은 음식 피한다.
?자몽 섭취 피하기 : 자몽이 고혈압약의 대사를 방해할 수 있다.
먹지 않는 게 좋다.
?알콜 섭취 제한 : 알콜은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어 과도한 음주는 되도록 피한다.
?카페인 섭취 주의 :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어 과도한 섭취는 지양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