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소식에 찬성 집회 해산…반대 집회는 망연자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4 15:26:58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파면되자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해산했다.
반면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선고 이후에도 약 4시간 집회를 이어가면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헌재의 파면 선고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과 안국역 일대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벌여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22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되자 일제히 환호했다.
주변 사람들과 껴안거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참가자들이 보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집회 현장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한 참가자는 “많은 시민들이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 같아서 너무 기쁘고 꿈같다”며 “겨울이 지나 드디어 봄이 온 거 같다”고 웃음 지었다.

이색 시위 소품들도 다수 등장했다.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얼굴을 붙인 저주인형 모자를 쓴 참가자와 한복을 입은 참가자 등이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북과 꽹과리를 치며 거리를 누볐다.
여성 참가자 3명은 분홍, 초록, 파랑 티라노 사우루스 공룡 코스튬을 하고 “윤석열 즉각파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손 팻말을 흔들었다.

이들은 탄핵 선고 후 광화문 서십자각까지 행진하면서 환호하다가 낮 12시40분쯤 해산했다.
경찰은 안국역 일대에 1만명이 모였던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탄핵 반대 집회장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뒤 많은 참가자가 떠나 한산해진 모습이다. 연합뉴스

반면 용산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벌였던 탄핵 반대 단체들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되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 정적이 흘렀고 여기저기 재판관들에 대한 욕설이 등장했다.
한 남성은 길거리에서 절규했고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여성은 경찰을 향해 부부젤라를 불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피 흘리고 싸워야지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다 망하게 생겼는데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정말 망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탄핵 찬성 집회가 선고와 함께 해산 절차를 밟은 것과 달리 관저 인근 반대 집회는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
3000만명 이상 내일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주길 바란다”며 5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이날 집회 중 찬반 집회 간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한 남성이 오전 11시48분쯤 안국역 인근 수운회관 앞에서 경찰버스에 다가가 곤봉으로 유리창을 내리쳐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팀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