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략 무인항공기(UAV) 격납고 등 시설을 확충하고 무인기 관련 각종 시험을 수행할 부대를 창설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샛별-4급 전략 무인항공기의 변형기종 시험 비행을 참관하기 위해 다녀간 방현 비행장(평안북도 구성시 소재)을 지난달 28일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토대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 연구원과 제니퍼 준 연구원은 위성 이미지에는 작년 7∼8월께 건설이 시작된 폭 40m의 무인기 격납고 7개가 완공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새로 건설된 7개의 격납고는 북한의 샛별-4형 및 샛별-9형과 그 동급의 전략 무인기를 수용할 수 있는 사이즈라며 8~16대의 전략 무인기로 구성된 실험 및 시험 비행을 위한 부대가 창설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또 북한 내 전략 무인항공기의 생산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미지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이 어느 정도 규모의 전략 무인기 생산을 고려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방현 비행장은 북한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대형 전략 무인기 생산 및 비행 시험 장소다.
이 외에 평양·평성 지역에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공장이 있다.
한편 연구원들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무인정찰기 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RQ-4B 글로벌 호크나 MQ-9A 리퍼와 같은 미국산 드론을 모방해왔다는 주장이 널리 퍼졌지만, 북한 무인기들은 복제품이 아니라 단순히 미국 무인기의 기체 외형을 모방한 것일 뿐"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무인기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첨단 장비를 탑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샛별-4급 전략 정찰 무인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뒤 비무장지대(DMZ) 및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안에 배치한다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정세 인식 능력의 범위와 신속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5~26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샛별-4급 변형형의 시험 비행을 참관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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