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논란을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흔들기 위한 반대 세력의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
군사 계획을 상업용 메신저로 논의했다는 사실에 미국 시민들이 불편한 심경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에도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그널 그룹채팅 유출 사건에 대한 언론의 '끝없는 보도'를 "오래되고 지루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공화당 상원의원 마크웨인 멀린이 NBC방송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와의 인터뷰에서 "'급진 좌파'의 끝나지 않는 시그널 게이트에 대한 마녀사냥에 맞서 잘 대응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사건이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지겹다"며 "이슈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자신의 대통령 임기 초 100일이 매우 성공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NBC 등 매체에 대해선 '가짜 뉴스 매체'로 규정하고 "다른 얘깃거리를 찾지 못해 같은 이야기만 반복한다"고 저격했다.
시그널 게이트는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이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군사계획을 논의한 사건이다.
미국 매체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은 지난 25일 자신이 예멘에서의 공습을 논의하는 국가안보 지도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추가됐다고 폭로했다.
백악관도 이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미 의회에서는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란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에 줄곧 "문제는 없다"고 반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겉으로는 시그널 게이트의 실마리를 제공한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감싸고 있다.
앞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경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실행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역시도 실책 자체보다는 왈츠 보좌관과 골드버그 편집장과의 관계 등 충성심에 고민의 방점이 찍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가짜뉴스나 마녀사냥 때문에 누군가를 해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왈츠 보좌관 유임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는 왈츠 보좌관의 거취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도 "나 말고는 아무도 결정을 내릴 사람이 없다"며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27~28일 진행된 CBS 설문조사에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에 대해 응답자의 75%는 '매우 혹은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76%는 군사 계획 논의에 상업용 메신저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보다는 1%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첫 임기 때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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