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로 접어들었지만 불길의 기세가 여전하다.
한때 60%를 넘어섰던 진화율은 강풍으로 인해 다시 50%대로 주저앉았다.
주불을 여전히 잡지 못한 상황인데, 안동까지 확대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역에선 인력난에 장비난까지 이어지고 있다.
25일 행정안전부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5시 기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에서 여전히 산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다행히 김해와 울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진화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고 산청과 하동 일대 산불도 90%에 가까운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의성 산불이다.
피해 규모만 축구장 1만7000여개 수준인 1만2565ha에 달한다.
성묘객 실화로 발생한 산불로 의성 일대에서만 3116명이 대피했고 주택도 92개소가 사라졌다.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15명으로 집계됐다.
산청군에서 산불진화작업을 나섰던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 등 총 4명이 사망했다.
5명은 중상을, 3명을 경상을 입었다.
전날 저녁 60%까지 오르던 진화율은 떨어지고 있다.
일대 산 정상 부근에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5m에 이르는 강풍이 불면서 산불의 기세가 되살아났다.
급기야 의성 안평면에 있던 지휘본부도 의성읍으로 대피했다.
현재 불은 의성과 도로를 경계로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 야산으로 번졌다.
중앙고속도로 의성 나들목에서부터 안동 분기점까지 전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의성에만 헬기 62대와 26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일부 현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전날 밤 국가 소방동원령 3호를 발령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원령 3호는 대규모 재난 시 발령되며 전국에서 소방차 200대 이상의 소방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된다.
3호 발령으로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13개 시도에서 펌프차 등 73대가 추가 동원됐다.
현재까지 경상지방 산불 진화에만 총 320대의 소방차가 투입된 상태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인력과 장비난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산에서 불이 발생할 경우 산불진화대원이 먼저 출동한다.
이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산림청이 '공공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모집한 일용직 근로자다.
지방산림청별로 각각 수백명 수준에 그치는데, 산청군에서 발생한 사망자 4명 중 3명이 산불진화대원이었다.
산불진화대원에 비해 전문성을 갖췄다는 '특수진화대'도 500명이 넘지 않는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도 전국적으로 수십 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전국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짐에 따라 경남 산청에 이어, 울주, 의성, 하동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을 비롯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고기동 중대본부장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 연무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진화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화되고 있는 대형산불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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