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UNESCO)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전 세계 빙하의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이 기간 사라진 면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빙하감시기구(WGMS)의 마이클 젬프 국장에 따르면 1975년부터 올해까지 50년간 사라진 빙하는 약 9000GT(기가톤·1GT은 10억t)에 이른다.
두께 25m의 얼음으로 쳤을 때 독일 면적에 육박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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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빙하. AP연합뉴스 |
기후위기가 점점 가속화되며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게다가 지역을 가리지않고 전 지구적으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북극 등 극지방뿐 아니라 유럽의 알프스,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티베트고원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빙하가 사라지는 중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빙하가 빨리 녹아내리면 해수면이 상승해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뿐 아니라 지구의 전체적인 물 순환 고리가 깨져 수십억명이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전 세계 수십억명에게 식수와 농업용수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빙하는 존재 자체로 산사태와 눈사태 등의 자연재해를 예방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관개 농업의 3분의 2가 빙하 유실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처럼 빙하가 예측불가능한 속도로 녹아내린다면 전 세계 인구 20억명이 물과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유네스코는 내다봤다.
또 이러한 식량 위기는 산악 지대와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국장은 “어디에 살든,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산과 빙하에 의존한다”면서 “그러나 이 자연 ‘급수탑’은 당장의 위협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 기후국의 설레스트 사울로 국장은 “빙하 보존은 단지 환경 및 경제·사회적 필요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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