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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다시 만나자”…장기기증으로 5명 생명 살린 이슬비씨

결혼 1년 앞두고 행복해하던 예비신부
뇌사상태에 가족들 장기기증 결심


“내 딸 슬비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딸이었고 엄마 인생에서 기쁨이고 최고의 행복이었어. 나중에 하늘에서 엄마랑 다시 만나자. 이 세상에서 제일 이쁜 내 딸 이슬비. 사랑해.”

결혼을 1년 앞두고 쓰러진 어린이집 교사 이슬비(29)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씨의 어머니 권영숙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 같은 편지를 하늘로 보냈다.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준 이슬비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씨는 1월28일 설 연휴에 부모님을 뵙기 위해 고향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이씨는 영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5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이씨의 가족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의료진으로부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가 고통 속에서 떠나는 대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선한 일을 하고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들은 기증을 결심했다.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밝고 쾌활하였고 누구에게나 밝게 웃는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으며, 내년 1월에는 남자친구와 결혼 날짜를 잡고 행복해했다.
집에서는 부모님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는 착하고 순수한 딸이었다.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준 이슬비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씨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해서 선생님이 되기를 꿈꿔왔고, 대학에서 아동학과를 졸업하여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행복해했다.
졸업 후 일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였고, 아이가 다치거나 울면 본인이 더 마음 아파하는 가슴 따뜻한 선생님이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유가족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드린다.
이러한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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