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운전자 취업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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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 연계 지원에 나선다. 사진은 운행중인 마을버스 내부모습/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마을버스 인력난 해법으로 외국인에 주목했다가 실패한 서울시가 이번엔 북한 이탈 주민들을 기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20일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업체들은 인력난으로 정상적인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서울 마을버스 기사 총원은 2958명이다. 서울시 마을버스 운행에 필요한 적정 인원은 3517명으로, 마을버스 기사 적정 인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사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마을버스 기사 중 60세 이상은 60%가 넘는 반면 30·40대와 50대는 각각 20% 미만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연계 지원'을 제시했다.
앞서 서울시는 기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기사 도입을 추진했으나, 비자 문제에 따른 정부 반대로 무산됐다. 현행 고용허가제(E-9 비자)는 제조업·건설업·농축산업 등에 한정돼 있으며, 운수업은 비자 발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외국인 기사 고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엔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마을버스 업계의 구인난 해소를 돕겠다는 구상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시범 운영되는 이번 사업은 3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이탈주민 구직자 20명을 대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희망하는 인원이 많을 경우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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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업체들은 인력난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운전자 취업연계 지원'은 교육·연수에 앞서 양성교육 및 연수 완료를 조건으로 채용 선발이 먼저 이뤄지며, 대형면허 등 자격 취득부터 양성교육, 연수(견습), 정규직 취업까지 전 과정 지원으로 구성된다.
시는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예정자'에게 면허취득 지원금, 생계 지원금 등 비용을 지원하고, 마을버스조합에서는 운수회사 정보 제공 및 채용면접 알선 도움 등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 구직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원하는 동시에 마을버스 업계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상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마을버스 인력난의 근본적 문제인 '처우개선'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서울시버스노조 관계자는 "마을버스 기사들의 인력수급이 힘든 이유는 박봉과 격무 때문"이라며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처우가 좋지 않다 보니 청년 노동자들이 많이 떠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보장된 당연한 권리인 연차휴가, 휴게시간조차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층이 서울의 버스기사로 지원할 리 만무하다. 우선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급여 등 처우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측은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돼 시의 지원이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에도 마을버스 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 등을 유도해 청년들이 마을버스에 취업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