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껴 '국민 과자'로 꼽히는 간식 소비까지 줄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 비즈니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도리토스(칩), 골드피쉬(크래커), 호스티스(케이크)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자 같은 소소한 소비마저 감당하기에 너무 비싸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열거된 제품들은 미국에서 이른바 '국민 과자'로 꼽히는 제품들이다.

지난 2월 시장조사업체 NIQ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2%는 "물가 상승으로 간식 구매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 회사의 부사장인 크리스 코스탈기는 CNN에 "소비자들이 필수품이 아닌 제품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한푼 한푼의 가치를 최대한 늘리려 하고 있다"며 "이것이 간식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역시 지난달 23일까지 1년간 짭짤한 스낵과 쿠키 구매가 각각 0.3% 줄었다고 밝혔다.
업체는 "소비자들이 항공 여행, 주택 리모델링, 의류 구매 등 대규모 지출을 줄이면서 간식 구매도 함께 줄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향은 식품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펩시코, 캠벨, JM 스머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낵 브랜드의 판매 부진을 언급했다.
감자칩 '레이즈'의 제조사 프리토 레이(Frito-Lay)를 소유한 펩시코는 지난 분기에 소비자들의 스낵 소비가 3% 감소했다며 "인플레이션 압박과 높은 차입비용이 소비자 예산에 누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골드피쉬' 크래커와 '스나이더스 오브 하노버' 프레즐 판매도 줄었다.
두 브랜드를 소유한 캠벨은 최근 분기의 스낵 매출에 대해 "예상보다 약했다"며 판매가 2% 감소했다고 전했다.
'호스티스' 케이크의 소유주인 JM 스머커 역시 "사람들이 소비에 신중해지면서 최근 분기에 스낵 판매가 5% 줄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스낵 가격이 다른 식료품보다 가파르게 오른 점도 한몫한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1년 2월 이후 식료품 가격은 23% 상승했지만, 칩 과자 가격은 29% 뛰었다.
지난달 감자칩 16온스 한 봉지 가격은 평균 6.5달러로, 4년 전 5.05달러에 보다 28.7% 올랐다.
CNN은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도리토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 제품에서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PB)로 갈아타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품 관세 부과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주식시장 약세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2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치며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
CNN은 "주춤한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경기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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