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정치인이 140년 전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미국 측이 "프랑스는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고 응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유의 여신상 반환을 요구한 라파엘 글뤽스만 유럽의회 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인들이 지금 독일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미국 덕분이다.
그들은 이 위대한 나라에 감사해야 한다"며 "내가 이름 없는 프랑스 정치인에게 건네는 조언"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전날 글뤽스만 의원은 파리에서 진행한 대중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폭군 편에 서기로 한 미국인들, 학문의 자유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과학자들을 해고한 미국인들에게 말하겠다"며 "우리에게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가 (자유의 여신상을) 선물했는데 당신들(미국인)은 그것을 업신여긴다"며 "자유의 여신상이 프랑스에 있다면 참 좋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글뤽스만 의원은 프랑스의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 소속으로 알려졌다.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는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 폐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학, 대외원조 등 부문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과 예산 삭감에 나섰으며,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자유무역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글뤽스만 의원은 "혁신·자유·탐구 정신으로 당신들의 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든 사람들을 그렇게 해고하고 내쫓을 거라면 우리가 그들(해고된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설계하고 에펠탑으로 유명한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이 시공에 참여한 뉴욕 리버티섬의 초대형 조형물이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에 맞서 함께 싸웠던 프랑스가 1876년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맞아 선물한 것이기도 하다.
자유의 여신상은 1886년 완공 후 140년 동안 '아메리칸 드림'과 자유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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