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을 관할하는 정부 기구 축소를 명령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거짓말 공장'이 사라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 계열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7일 논평에서 "VOA는 갈등과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체제 변화 시도에까지 참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화평연변(peaceful evolution·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위해 미국이 세심하게 주조한 선전 도구로 세계 무대에서 악명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이른바 자유의 등대라는 VOA는 이제 자기 정부에 의해 더러운 누더기(dirty rag)처럼 버려졌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가 이 같은 직설적 비난을 하는 것은 VOA가 중국의 위구르족(신장자치구) 인권 침해나 공세적인 남중국해 행동, 대만에 대한 위협,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 등 문제부터 코로나19 기원설과 중국 제조업의 '과잉 생산' 같은 최근 이슈까지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기사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열거한 뒤 중국에 대한 거의 모든 악의적 거짓말에는 온통 VOA의 지문이 있다고 했다.
VOA를 '거짓말 공장'이나 '선전 독극물'로 지칭하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최근 미국의 각종 정부 기관 축소를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VOA를 두고 "아무도 더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 언급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미국 정부는 이런 철 지났고 비효율적 기관에 막대한 국가 기금을 계속 낭비하는 것이 최선의 국익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냉전 시기에 힘을 얻은 '인지전' 도구 VOA 같은 기관들의 처지는 오늘날의 다극화 세계에 그들이 존재해선 안 된다는 의미"라며 "VOA든 반(反)중국 싱크탱크들이든 예산 삭감과 해고, 심지어 완전한 폐쇄는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이로 인해 그들은 결국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쓸려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운영하는 미국의 독립적 정부 기관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기능과 인력을 최대한으로 축소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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