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월가의 시선은 올해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와 경제 전망으로 쏠린다.
전 세계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 전쟁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 규모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두고 있다.

16일(현지시간) Fed에 따르면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월가는 Fed가 98%의 확률로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관건은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다.
앞서 Fed는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2025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종전 0.25%포인트씩 4회(총 1.0%포인트)에서 2회(총 0.5%포인트)로 대폭 줄였다.
지난 1월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공격으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시장은 Fed가 인플레이션 반등과 성장률 둔화 중 어떤 위험에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지 확인하려 할 전망이다.
Fed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1회로 줄일 경우 물가 상승 가능성에,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3회로 늘릴 경우 경기 하강 우려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Fed의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예상치를 담은 경제전망요약(SEP)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준금리 결정 직후 실시할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발언도 주목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가 공존한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8%로 전월(3.0%)보다 둔화하긴 했지만, 향후 관세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Fed가 금리를 동결 또는 인상할 요인이다.
동시에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통화완화 압력 역시 앞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미 시장 심리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관세발(發) 불황 공포로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5% 넘게 빠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기 지표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2월 64.7에서 3월 57.9로 하락해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즈호 증권의 도미니크 콘스탬 거시 전략 책임자는 "파월은 그들이 (최근 증시 하락을) 주시하고 있다는 어떤 종류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ed가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과 같이 2회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가 최근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올해 9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총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금리를 연내 최소 2회 인하할 확률을 82.7%, 3회 이상 인하할 확률을 52.3% 반영해 세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스콧 앤더슨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은 더욱 커져 Fed는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향후 관세의 규모, 기간, 목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도 이번 주 공개된다.
17일에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떠받치는 2월 소매판매, 20일에는 노동시장 현황을 알려주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일본과 영국, 스웨덴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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