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탄핵 찬성과 반대 양 진영이 모두 헌법재판소에 '팩스 폭탄'을 보내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13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탄원서 300여건을 팩스로 받았다.
평소 헌재는 하루 5건 정도의 팩스를 받은 것에 비하면 폭증한 것이다.

팩스가 양측의 격전장으로 변모한 이유는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이용이 예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헌재 자유게시판은 한때 1시간에 1만개에 이르는 글이 올라와 접속자 폭주로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여기에 매크로 프로그램(자동입력 반복 프로그램)까지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헌재는 본인 인증 절차를 강화했다.
원래 본인 인증 1회만 하면 무제한 글을 쓸 수 있었으나 글을 쓸 때마다 본인 인증을 하는 것으로 절차를 바꿨다.
이 때문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대신 팩스를 보내는 형태로 헌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헌재에 팩스를 보내는 방법을 설명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는 지난 11일부터 "다 같이 헌재에 팩스를 보내자", "내일 선고일 발표해야 한다.
헌재에 팩스 보냈다", "지금 수시로 팩스를 보내고 있다", "탄핵 선고가 빨리 이뤄져야 대선도 앞당겨진다"는 등의 인증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작성자는 "헌재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팩스를 보내는 것이) 엄청 수월해 몇백통도 보낼 수 있을 거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미국정치 갤러리'에서는 "좌파들이 헌재에 팩스 공격을 시작했다"며 헌재의 팩스 번호를 공유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
지금 가릴 때가 아니다", "'탄핵 각하'라고 보내자"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헌재 측은 "현재까지는 단순 탄원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만약 업무에 방해될 수준에까지 이르면 따로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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