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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없는 유럽 "재래식 전투에선 러시아에 안밀려"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로 유럽 내 '자강론'이 나오는 가운데 재래식 전력에 있어서는 유럽이 러시아에 뒤지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군사 전략가들을 인용해 러시아와의 싸움은 치명적이고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며 핵전쟁의 위험성을 높이지만 재래식 전투에서는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을 지낸 필립 브리드러브는 "우리가 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대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매우 고전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14년 크림반도 점령과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과정에서 러시아 군대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유럽의 군대는 러시아와의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잘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정보·감시 및 정찰과 지휘통제 면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방공 능력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상당한 방어 능력을 갖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나토의 유럽 군대는 약 5000대의 전차와 2800문 이상의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약 2000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최첨단 F-35 전투기 500대 이상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러시아는 최대 3000대의 전차와 유럽의 절반 분량의 자주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와 폭격기·지상 공격기는 약 1000대로, 실전에 투입한 전투기의 약 20%는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IISS는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유럽 국가들 역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느라 무기 비축량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올해 초 유럽 의회에서 "우리 방위 산업은 여전히 규모가 너무 작고 파편화돼 있으며 솔직히 말해서 (생산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유럽 방위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의존성'을 줄이자는 내용의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의 집단 방어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전문가들은 유럽이 병력 수준에 맞춰 전개할 수 있는 자체 전투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등 유사시 미군이 도착할 때까지 유럽의 병력으로 공격을 저지하는 나토의 기본 전략을 참고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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