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충남 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무차별 살해한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충남경찰청은 13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피의자 이지현(34)의 이름, 나이, 얼굴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신상 공개 기간은 다음 달 14일까지다.
◇ 밤길 배회하며 무고한 시민 노려… 무차별 살인극
이지현은 지난 2일 오후 9시 45분쯤 충남 서천군 사곡리 도로변에서 운동하러 나온 4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지현은 범행 전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1시간가량 거리를 배회하며 피해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를 발견한 후 뒤따라가 잔혹한 공격을 가한 뒤, 인근 풀숲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은 왕복 4차선 도로와 인접한 곳으로 평소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사건 당일 비가 내려 인적이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CCTV 분석 끝에 피의자 특정
A씨 가족은 사건 당일 밤 11시 56분, “운동하러 나간 가족이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범행 장소 주변에는 방범용 CCTV가 설치되지 않아 경찰은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인근 상가의 CCTV를 분석해 A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한 뒤, 추가 영상을 통해 이지현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집에 있던 그를 긴급 체포했다.
그리고 경찰은 지난 7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의 잔혹성, 피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유족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며 “공개된 정보를 악용하거나 가족·지인을 신상털기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충동적 범행” 주장하지만… 살인 예고 글 발견
체포된 이지현은 경찰 조사에서 “사기를 당해 금전적으로 힘들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세상을 원망하는 글과 함께 ‘사람을 죽이겠다’는 취지의 글이 발견됐다.
지난 5일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이지현은 취재진을 향해 “죄송하고 정말 미안하다.
인생이 너무 답답하고, 뭐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다 막혀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의 유족은 “피의자가 정신질환을 주장하며 감형을 받으려 해선 안 된다”며 “최대한 무거운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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