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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北 밀수 화물선 中선박과 충돌…북한 선원 다수 사망

석탄을 밀수출하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화물선이 지난달 서해에서 중국 선박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이 사고로 북한 선원이 20명 가까이 숨졌지만, 제재 위반 사실이 알려지는 데 부담을 느낀 양국 정부는 쉬쉬하는 모양새다.


2019년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연합뉴스

1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서해를 항해하던 북한 화물선이 중국 남동부의 한 항구 근해에서 중국 선박과 충돌 후 침몰했다.

중국 당국 주도로 구조작업이 펼쳐졌으나 일부만 구조되고 북한 선원 15∼2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선박 쪽의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 수역은 짙은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고 한다.
중국 화물선이 AIS를 끈 채 항해하는 북한 화물선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IS는 선박의 위치·속도 등 신호를 송출하는 장치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감시를 피하려는 북한 선박은 수시로 AIS를 끄고 항해한다.
사고가 발생한 중국 남동부 서해 수역은 북한 화물선이 석탄 밀수출에 자주 이용하는 루트다.

북한산 석탄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2371호 제8항) 위반이다.

적잖은 인명 피해에도 양국 당국이 이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재 위반’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제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재 이전에도 석탄은 북한의 대중 주요 수출품목이었고 지금도 중국 내 수요가 많다"며 "중국이 판단에 따라 단속의 강도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서해의 밀수를 전부 단속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17년 3월 위치 정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북한 화물선이 중국 남동부 장쑤성 롄윈강항 인근에서 중국 배와 충돌해 침몰했다.
당시엔 다행히 선원들은 모두 구조됐고, 중국 교통부도 사고 사실을 발표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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