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당시 “불면증 때문에 복용” 진술
경찰, ‘약물운전’ 혐의 추가 적용 방침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면허로 차를 몰다 8중 추돌 사고를 낸 20대 여성 혈액에서 진술대로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됐다.
 | 강남에서 추돌 사고를 내 구속된 20대 무면허 운전자가 지난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일 가해 운전자가 사고를 낸 직후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모습. 연합뉴스·JTBC 보도화면 갈무리 |
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치상) 등 혐의로 구속송치된 김모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정신과 약에 든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됐다.
신경안정제 외에 다른 마약류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 증세가 있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는 김씨 진술과 일치하는 결과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추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약물운전에 따른 위험운전치상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39분쯤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사거리 강남역 방향 테헤란로에서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몰다가 8중 추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자동차 7대와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고, 운전자와 동승자 등 9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 직전에도 김씨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이면도로에서 유모차를 밀던 여성을 치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와 엄마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 | 지난 2일 오후 1시42분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국기원입구 방향에서 8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모습. 뉴스1 |
사고 현장에서 김씨는 면허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현행범 체포됐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사고 직후 김씨가 자신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 어떡해, 어떡해?”라며 당황하는 음성이 담겼다.
김씨의 어머니가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답하자, 김씨는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 사람 쳤어! 어떡해”라며 혼란스러워했다.
김씨는 운전 학원에 다녔을 뿐 면허를 한 번도 취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거여동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논현동 자택으로 모친 소유 차량을 몰고 가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조사 결과 김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김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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