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대해 "차기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속단하지 않겠다"며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모든 것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모든 것을 관찰한 뒤 구체적인 단어들과 조치들을 보고 결론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 갈등을 '하루 안'에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백악관 입성 후 어조가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지금은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과 관련해서는 "러시아는 반복적으로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확인했지만, 미국이 현재 그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할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비우호적인 국가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축하 인사가 없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기분이 상해 양국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양국 관계는 역대 최저점에 있으며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는 차기 미 정부에 달렸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쪽(트럼프 측)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외교 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취임 24시간 내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해왔다.
외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양도하도록 압박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종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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