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에서 발생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 사망’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사건 당시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훈련병들을 상대로 수백만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학대 피해 훈련병은 국선변호사를 해임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10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숨진 박모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훈련병 A씨(현재 일병)는 최근 국선변호사를 해임하고 군인권센터 상담 지원에 따라 박 훈련병 유가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강석민 변호사를 새로운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A씨는 사건 전날 밤 별다른 이유 없이 부중대장 남모씨(25·중위)로부터 지적받고 다음 날 박 훈련병 등 5명과 함께 규정을 위반한 가혹한 얼차려를 받았다.
이 일로 A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지난 8월27일 중대장 강모씨(27·대위)와 부중대장 남씨의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 2차 공판에서 증인석에 올라 PTSD 진단 사실과 사건 당시 상황을 증언한 바 있다.
"훈련병 사망에 이르게 하고 합당한 대가 치르지 않았다"…합의 거부
사건 이후 가해자 측은 A씨를 포함한 생존 훈련병 5명에게 반복적으로 합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 훈련병들을 일괄해 피해자 법률대리를 맞고 있는 국선변호사는 8월27일 2차 공판 당일 증언을 앞둔 A씨를 처음으로 찾아와 가해자 측에서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으며 A씨는 '사과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 얘기는 부적절하다'며 거절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해 중대장 300만원·부중대장 5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측은 가혹행위로 박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합당한 대가도 치르지 않은 가해자들이 마땅한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가해자들의 합의 요구를 관성적으로 전달해 온 국선변호인을 해임하고 새로운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기로 했다.
한편 가해자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 춘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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