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미국의 유명 쿠키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려 3배에 가까운 가격에도 많은 손님들을 끌어모았지만, 실제 쿠키 브랜드와 관련 없는 이른바 ‘사기 팝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 호주의 틱톡 인플루언서 ‘소피’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크램블 쿠키의 이름을 도용한 팝업 스토어에서 쿠키를 구입해 먹으며 “내가 집에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혹평하고 있다.
자료 : 크럼블 쿠키 인스타그램·틱톡 ‘@sofiaqistinee’ 계정 |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MZ세대의 ‘포모 현상’(FOMO·fear of missing out)을 악용한 허위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지적한다.
포모란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자신이 해보지 못한 가치 있는 경험을 다른 사람이 실제로 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불안 현상을 뜻한다.
7일 영국 BBC와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호주 시드니 인근 본다이 비치에 미국 유명 쿠키 브랜드 ‘크럼블 쿠키’ 팝업 스토어가 등장해 인파가 몰렸다.
크럼블 쿠키는 2017년 미국 유타주에서 사촌인 제이슨 맥고완과 소이어 헴슬리가 시작한 쿠키 브랜드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1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반 쿠키보다 크고 촉촉한 식감으로 유명하며, 매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리뷰 마케팅으로 현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팝업 스토어는 크럼블 쿠키 1개당 17.50 호주달러(약 1만5000원)에 판매했다.
이는 미국 내 판매가인 5.99달러의 3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업 스토어는 문전성시를 이뤄 팝업을 찾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곳곳에서 사진으로 팝업 현장을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쿠키를 맛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대와 달리 딱딱하고 질긴 쿠키의 식감 때문이었다.
실제 현지 소셜 미디어(SNS)에는 쿠키 맛에 실망한 이들의 혹평 리뷰가 쏟아졌는데, 이들은 “이 정도면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된다”, “사기 당한 기분” 등의 리뷰를 게재했다.
한 여성은 “쿠키 10개에 150 호주달러(약 13만원)을 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커지자 크럼블 쿠키 본사는 “호주 팝업 스토어는 본사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번 팝업 스토어가 크럼블 쿠키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 팝업’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 | 크럼블 쿠키 제품 모습 (크럼블 쿠키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주최 측은 “(크럼블 쿠키) 하와이 매장에서 쿠키 수백 개를 구입한 뒤 항공편을 통해 호주로 가져왔다”며 “최대 3일 동안 밀폐 용기에 보관할 수 있다는 크럼블 쿠키 측의 설명에 따라 쿠키를 보관했다.
데우는 과정에서 딱딱해진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호주의 마케팅 전문가 앤드류 휴즈는 BBC에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사람들은 논리보다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며 “이번 해프닝으로 해당 브랜드의 호주 내 인지도가 오히려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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