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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사법당국이 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사이트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이트의 업데이트 버전이 등장했다.
15일 연합뉴스는 전날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전공의 등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의 새로운 버전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근무 중인 전공의, 대학에 남은 의대생 등을 두고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며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또 지난 7일에는 응급실에 근무 중인 의사의 신상까지 공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사이트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은 삭제했으나,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은 다시 공개한 것이다.
게시자 A씨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명단이 담긴 사이트 주소를 알렸다.
그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보가 쌓여있지만 아직 반영은 안 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명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경찰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가며 최근 경찰이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의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일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뭣도 모르는 사람한테 텔레그램 방 운영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압수수색하고, 이젠 아카이브 운영 혐의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이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라며 "의사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어서 부탁을 받아 도와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헛짓거리 그만하고 의사 선생님들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등에 여러 차례 게시한 사직 전공의 B씨에 대해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자신이 B씨와 다른 인물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아카이브가 응급실 근무 의사 블랙리스트를 공개한 후 정부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말했으며, 대통령실도 "신상 털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협은 "국민께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블랙리스트 유포의 원인은 "의사들의 절박함 때문"이라고 변명해 여론의 비난을 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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