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산업재해 승인 건수가 매년 늘어나는 등 감정노동자는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자를 고객의 갑질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이 시행된 지 6년 가까이 됐지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감정노동 직종의 산재 승인 건수는 4444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감정노동 직종의 산재 승인 건수는 6666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감정노동자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20년 3710건, 2021년 4975건, 2022년 5902건, 2023년 6633건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많은 산재를 승인받은 직업군은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로 올해 1862건을 기록했다.
신청 건수도 2296건으로 모든 감정노동 직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확산 때부터 산재로부터 취약한 직종으로 지목됐다.
특수한 상황에서도 대면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고통을 느낄 뿐만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직접적인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전북사회복지사협회가 전북 지역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8월 기준 63.1%가 고객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사회복지사 가운데 19.2%는 우울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골프장 캐디는 눈에 띄게 산재 승인 건수가 늘고 있는 직업군이다.
캐디의 올해 산재 승인 건수는 554건으로 2019년(14건) 대비 약 40배 증가했다.
2020년 산재 승인 건수는 20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264건, 2022년 681건, 2023년 804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골프 인구도 늘면서 골프장 캐디도 골프장 이용 고객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골프 활동 인구는 1176만명으로 2017년(636만명) 대비 16.4% 증가했다.

감정노동자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41조)이 2018년 10월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감정노동자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고객 등의 폭력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필요시 업무의 일시 중단이나 전환 등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셈이다.

김 의원은 "감정노동자 산재 승인 건수의 증가는 관련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감정노동자가 존중받으면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