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살해하는 모습이 다시 한 번 포착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지난 8월 말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참호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밖으로 나와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린 채 무릎을 꿇어 항복 의사를 밝히는 장면이 담긴 드론 영상을 보도했다.
그러나 곧이어 무릎을 꿇고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 3명이 바닥에 쓰러지고 숨진 듯 미동도 없는 모습이 전해졌다.
CNN은 해당 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 3명을 처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을 본 우크라이나 당국자도 "이는 명백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처형 방식에 해당한다"며 "올해 들어 이러한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라고 짚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소식통으로부터 지난해 11월 이후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즉결 처형 사례 목록 15건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모두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전쟁 포로로 데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살해하는 경우로, 드론 촬영 영상이나 무선 감청을 통해 증거가 확보된 경우들이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군인 즉결 처형 사건 최소 28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즉결 처형 등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73명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영상이 공개되거나 당국이 조사 중인 경우를 제외하고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여러 차례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스틴 검찰총장은 이러한 범죄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여러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의 정책이 "반인도적 범죄"이며 크렘린궁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틴 총장은 "최근 전선에서 포착된 즉결 처형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더 광범위한 집단 학살의 일부일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을 넘어 제노사이드(집단말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