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포르쉐 술타기 사망 사건' 당시 음주측정을 제때 하지 않은 경찰관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지적에 대해 최종문 전북경찰청장이 "일부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 청장은 지난 3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취임 이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총장 시절 징계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제가 별도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가벼운 징계가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이 있고, 저도 일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장이 현장에 가서 제대로 지휘만 했다면 (음주 측정을 제때 했을 거라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며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분들한테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6월 27일 전북 전주시 한 도로에서 시속 159㎞로 달려온 A씨(50)의 포르쉐 차량이 운전 연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B양(19)과 그의 친구가 탄 스파크 차량을 들이받으며 일어났다.
당시 도로의 제한속도는 50㎞였다.

이제 막 면허를 취득할 나이가 된 B양은 사고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고, 조수석에 앉은 또래 친구는 크게 다쳐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신분 확인이나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또 A씨는 퇴원 뒤 편의점에 들러 두 차례 술을 마시는 등 일명 '술타기'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관들의 초동대처 소홀과 뒤늦은 음주 측정으로 A씨는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0.036％라는 최소 수치만 적용받은 채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이후 술을 마신 이유에 대해 "상대 운전자가 사망한 것은 몰랐다"며 "아끼던 차량이 파손돼 버리고 사고가 나니까 속상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북경찰청은 성실의무 위반으로 전 여의파출소 팀장에게 경징계인 감봉 1개월을, 팀원 3명에게는 행정처분인 불문경고 처분을 내렸으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숨진 B양의 어머니는 지난달 26일 열린 공판에서 "저는 진짜 제 딸이 돌아올 수만 있다면 지옥에라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저는 지금도 제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게…아직도 그 아이가 탔던 그 차만 보면 가슴이 아프고 숨도 안 쉬어진다.
저는 정말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B양의 이모 또한 "경찰의 잘못된 대응으로 피고인은 형량을 줄이려고 한다.
그 경찰관은 감봉 1개월만 받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