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사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회사를 그만두는 직장인이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업무 강도에도 불구하고 사직서를 제출해도 상사가 거부하거나, 심지어 직원을 괴롭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현지시간) 일본 직장인 유키 와타나베(24)씨는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매일 12시간 이상 일했고, 건강 문제로 퇴사를 결심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상향식 업무 보고' 문화가 퇴사의 주요 요인이었다.
CNN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이 강해 퇴사가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이직 시 평판 문제와 향후 경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유키는 휴가는 물론 정시 퇴근조차 어려웠고, 사직서 제출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경우 상사가 사직서를 찢고 직원을 강제로 붙잡아두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키는 '모무리'라는 사직 전문 대행 기관을 이용했다.
비용은 정규직 기준 2만2000엔(한화 약 20만원)으로, 스트레스 없이 사직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당 서비스는 파트타임의 경우 1만 2000엔(약 11만원)이다.
사직 대행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성장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약화하고, 많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경력을 재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설립된 모무리는 지난해 1만1000건의 의뢰를 받았다.
이 회사는 퇴사 협상을 대행하고 필요시 법률 자문도 제공한다.
주 고객층은 권위적인 상사 아래에서 일하는 소심한 성격의 젊은 직원들이다.
모무리 관계자는 "울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한 고객은 사직서를 세 번이나 거절당하고 무릎까지 꿇었지만 퇴사를 허락받지 못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더 극단적인 사례로는 직원의 퇴사를 막기 위해 상사가 집까지 찾아와 괴롭히거나, 저주 때문에 퇴사하려 한다며 직원을 사찰로 데려간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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