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헬스장과 필라테스 업체가 이용료를 선불로 받고 잠적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체육시설업체를 대상으로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필라테스 업체 관련 접수된 피해구제는 총 1021건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돌연 폐업과 연락 두절로 이용료를 환급받지 못해 접수된 '처리 불능' 사건은 2021년 12건에서 2022년 17건, 지난해는 69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피해구제 접수건 가운데 처리 불능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1%에서 지난해 6.8%로 3배 넘게 뛰었다.

체육시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환불 문제는 형사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경기 김포에서는 전국 28개 지점을 보유한 유명 체인형 헬스장이 돌연 폐업하면서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무더기로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금액은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광주에서는 대형 헬스장이 예고 없이 운영을 중단해 소비자들이 경찰에 업주 A씨를 고소했다.
해당 헬스장은 필라테스와 줌바 댄스 강습생을 포함해 회원이 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에도 안전장치는 부재하다.
법원에 지급 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지만, 채무자 주소를 알아야 하는 탓에 업주가 잠적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
지난 국회에서 선불 이용료를 받는 체육시설업체를 대상으로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헬스클럽 먹튀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다른 현안에 밀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보증보험은 업체가 돌연 폐업 등으로 소비자와의 계약을 불이행할 경우 보증보험회사에서 금전 피해를 보험금으로 배상하는 제도이다.
현재 간편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 금융업자의 경우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불 충전금을 외부기관에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의무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체육시설업체는 의무가입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최우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체육시설업체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경우 이용료 먹튀 피해를 일정부분 방지할 수 있다"면서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업체들은 영세상인이기에 영업 이전에 1년 치 보증보험료를 한 번에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제도를 도입할 경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