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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중인 항공기에서 욕설하며 소란을 피우고, 이를 제지한 승무원을 폭행한 6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6단독(조현선 부장판사)은 항공보안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5)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와 함께 소란을 피운 B씨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1월 제주에서 청주로 향하는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앞 좌석을 밀치거나 큰소리로 욕설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자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불법행위 채증을 위해 당시 상황을 촬영하는 승무원의 손목을 때리고 옷깃을 잡아끄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선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승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해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한 것으로 죄책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기내 난동은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예전 수준 이상으로 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해 6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79회 연차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22년 세계 항공편 1000편당 발생한 기내 난동은 1.76건(568편당 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2건(835편당 1건)에서 약 47% 증가한 수치다.
기내 난동 사건의 연도별 전체 건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IATA가 글로벌 항공정보 제공업체 OAG를 인용해 발표한 세계 항공편 수는 2021년 2570만편, 2022년 3220만편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2021년 약 3만800건이었던 기내 난동 사건은 지난해 약 5만6600건으로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내 난동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흡연이나 안전띠 미착용 등을 포함한 '승무원 지시 불이행'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언어폭력', '기내 만취'가 뒤따랐다.
지난해 5월에는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에서 30대 남성 승객이 착륙 직전 비상구를 여는 아찔한 행동을 저질러 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 남성은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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