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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로 피해자의 딸을 사칭해 돈을 뜯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검거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자신의 몫이 적은 것에 불만을 품은 다른 조직원의 배신이 원인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서 대포통장 모집자를 관리하는 일명 ‘장집(통장모집 줄임말) 운영자’인 A(32·여)씨는 지난 3월 14일 오후 6시 50분께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
A씨는 피해자 B씨의 딸을 사칭해 B씨에게 ‘내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아빠 전화를 사용해야 할 것 같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채팅을 통해 B씨가 숫자 4개를 누르도록 유도했다.
B씨가 별다른 의심 없이 숫자를 입력하는 순간 그의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이 설치됐고, 이를 통해 B씨의 예금계좌에 있던 금액이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책인 C씨 계좌 등 3곳으로 1590만원이 이체됐다.
A씨는 송금책인 C씨의 계좌로 입금된 B씨의 피해금 200만원 중18만원을 C씨에게 배분했다.
또 다른 공범에게는 96만원을 건넸고, 자신은 86만원을 챙겼다.
그러나 가장 적은 금액을 받은 C씨가 불만을 품고 수사기관에 제보해 A씨는 덜미를 잡혔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A씨에게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박 부장판사는 “보이스피싱 범행은 각자의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범죄”라며 “공범에게 먼저 범행을 제안하고 피해금 수취 계좌 모집을 통해 이 범행이 시작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해금 분배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공범의 제보로 검거됐고, 실제 범죄수익은 86만원으로 공소사실 피해 금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으로 4개월간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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