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후에 큰 영향을 주는 대서양 해류 시스템이 이르면 2030년대 후반에 붕괴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5일 연합뉴스는 미국 CNN 2일(현지시간)자 보도를 인용해 "최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연구팀이 심층 해수 순환 시스템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2037년~2064년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MOC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남반구와 열대 지방의 따뜻한 지표수를 차가운 북대서양으로 흐르게 하는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더 차갑고 염분이 많은 북대서양 바닷물이 가라앉으며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즉 AMOC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남반구가 아주 뜨거워지거나 북반구가 아주 차가워지는 현상을 막는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서 막대한 양의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 AMOC를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AMOC가 붕괴하면 세계 기후에 거대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레너 판 베스텐 위트레흐트대학 해양·대기 연구원은 CNN에 "전 세계에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 변화의 모든 부작용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에 AMOC까지 붕괴하면 기후는 더욱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AMOC가 붕괴할 경우, 북극의 얼음이 100년 뒤에는 잉글랜드 남부 해안까지 도달할 전망이다.
또,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현재의 건기가 우기가 되는 등 계절이 통째로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일 포츠담대학 물리해양학자인 스테판 람스토르프는 CNN에 "AMOC 붕괴를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진은 2050년까지는 AMOC가 붕괴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관련 저널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온도는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는 "지난달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온도가 17.15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