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크리스 레이 FBI 국장 등 사진도 저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총격범의 핸드폰을 조사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요 공직자들의 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 |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총격범 매튜 크룩스. 연합뉴스 |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SS)은 전날 의회 비공개 보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자신의 핸드폰을 비롯한 기기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련의 유명 인사들의 사진을 검색한 것을 확인했다.
AP통신은 범인의 핸드폰에 두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이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크리스 레이 FBI 국장 등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고 전했다.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시를 비롯해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 등도 검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크룩스가 두 차례에 걸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보도했다.
당국은 최소 한 번의 검색 기록을 통해 그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총격범 이름을 사용한 게임 사이트 계정이 확인됐지만, 추가 확인 결과 이는 가짜 계정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당국은 전날 의회에서 해당 계정을 범인의 것으로 보고했다.
특히 이 계정으로 “7월13일이 나의 시사회가 될 것이며, 개봉하면 지켜보라”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들은 사건 발생 이후 범행의 세부 사항과 관련해 가장 완결된 당국의 보고이긴 하지만, 여전히 암살 시도와 관련해 명확한 동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룩스의 학교 시절 동기생들을 비롯한 주변에서는 총격범이 특별한 정치 성향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중·고등학교를 그와 같이 나온 빈센트 타오르미나는 “크룩스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대한 일반적인 정치 혐오를 보였다”고 말했다.
총격사건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FBI는 현재까지 크룩스 소유 2대의 핸드폰과 최소 1대의 노트북에 대한 수색을 진행 중이다.
20세 청년이 유세장 인근 옥상에서 버젓이 전직 대통령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던 경위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국의 경호 실패 비판론이 비등하고 있다.
총격 62분 전 크룩스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한 뒤에도 그의 행적을 놓친 데다 수상한 인물이 옥상으로 올라갔다는 목격자의 신고가 속출했는데도 제때 그를 저지하지 못했고, 현지 경찰이 해당 건물 내부에 배치돼 있었는데도 옥상을 무방비로 노출한 사실 등이 잇달아 드러나며 책임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암살 계획과 관련해 “이는 우리가 매우 예의 주시하는 일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암살 계획과 이번 피격의 연관성에는 무게를 싣지 않고 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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