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서 첫 공판준비기일
승계 목적 부당 합병 등 혐의
1심에선 19개 혐의 전부 무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27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회장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준비기일은 본 재판을 앞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검찰은 1심 법원이 이 회장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새 증거 신청과 증인 신문을 통해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부에 2000개가 넘는 증거를 새로 제출했는데 대부분 분식회계와 관련한 자료로 전해졌다.
앞서 1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서버 내 정보 등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며 증거 능력을 부정했다.
검찰은 “1심도 인정한 저장매체에서 추출한 증거를 제출했다”며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겠다”고 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에피스 서버가 아닌) 다른 데서 추출한 증거를 제출했는데 그 출처를 밝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신청한 전문가 증인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합병에 대해 여러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검찰 의견에 맞는 진술만을 듣겠다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설령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피고인 측에서도 이를 반박하기 위한 증인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회장 혐의는 크게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와 이 과정에서의 업무상 배임 및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나뉜다.
검찰은 이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주장한다.
1심 법원은 2020년 9월 기소 이후 3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이 회장에게 적용된 19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합병의 주된 목적을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승계로 단정할 수 없고,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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