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들 “강한 보복 예상 못 해
영사관 폭격 몇 분 전 美에 알려”
언론 “이, 15일 재보복하려다 연기
공격은 결정… 시기 문제만 남았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을 부른 구실이 됐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을 계획하던 당시 상황을 크게 오판한 것이 사태 악화의 원인이었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 직후 재보복에 나서려 했으나 이란의 대응 수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확전을 경계하는 서방도 적극 만류에 나서자 공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에 앞서 미국에 알리지 않았고, 이란이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영사관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군인 7명이 사망하자 이란은 13일 보복 공격에서 이스라엘 본토에 300대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퍼부었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예상한 수준을 넘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공격을 불과 몇 분 앞두고 폭격 계획을 알렸다.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는 미국 관료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미국과 상의하지 않고 이란에 공격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분노를 보였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파이너 부보좌관,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 고문 등이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공격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중동 사태를 둘러싸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내각이 균열하는 양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복수의 미국·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 이틀 뒤인 15일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공격 직후 이스라엘은 재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동에서 확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만류에 일단 행동은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 | 이란 미사일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돔. 신화연합뉴스 |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직후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이란에 대한 어떤 공격에 나서더라도 미국은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스라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자위권 행사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다만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자체는 이미 결정됐으며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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