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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이탈 임박… 최악 치닫는 의료공백 [심층기획-의대 증원 갈등]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04-18 18:21:15

전공의 집단행동 두 달째
26일부터 집단사직 교수 떠나
전공의 복귀할 기미 안 보이고
의대생 집단유급 현실화 우려
내주 출범 의개특위 ‘반쪽’ 논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 1만1900여명이 집단행동에 나선 지 두 달이 됐지만 복귀하는 전공의는 드물고 의·정 합의 실마리도 찾을 수 없는 안갯속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4월 구성을 예고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이 임박했지만 정작 이번 사태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빠진 데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정 간 일대일 대화만 요구하고 있어 출범 전부터 ‘반쪽짜리 특위’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 빈자리를 채워준 교수들마저 지난달 25일부터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시작되는 일주일 뒤부터 병원을 떠날 것으로 보여 최악의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1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의료개혁은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하고 미래 의료수요에 대비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위를 다음주 출범할 방침이다.
두 달간 의·정 갈등에 불을 지핀 의대 증원 규모의 재조정 여부가 관심인데, 정부는 ‘증원 2000명에는 매몰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공의들을 포함한 의사계는 ‘원점 재검토’를 고집해 특위 구성은 물론 합의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보건의료계 공론화 특위 구성를 제안했고, 개혁신당은 의료계의 ‘원점 재검토’ 요구에 힘을 실으면서 의·정 합의에 정치 논리가 개입될 여지도 있다.

환자들은 속수무책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두 달째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길어지면서 환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대표와 대통령 간 회동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나는 등 의·정 대화가 멈춰선 사이 환자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부산에서 호흡곤란으로 위급한 50대가 의료진 부족으로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하다 울산 병원으로 이동해 수술 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충북 보은에서는 물웅덩이에 빠진 생후 33개월 영아가 제때 진료받지 못해 사망했다.

정부는 이들 사망 사고가 전공의 집단이탈과는 직접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전공의 사태가 빨리 해결돼 억울한 죽음이 더 없어야 한다”고 호소한다.
의료 공백이 아니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게 유족들의 시각이다.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달간 전공의 공백을 메우면서 의대 교수들은 업무 과로를 호소하고 있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서울대 의대·병원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대응팀장)는 “‘3월 안에 끝나겠지’ 했는데 4월이 되고, ‘4월 총선 지나면 끝나겠지’ 했는데 총선을 넘어 4월이 끝나가는데도 끝이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서울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가 교수 52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52.3%(273명)가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각 의대와 대학병원 교수 일부는 집단 사직서를 낸 지 한 달 즈음인 26일부터 병원을 떠날 것으로 보여 환자 피해는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의대생들도 수업거부,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중으로, 이들의 집단유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재영·조희연·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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