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 6곳서 전산자료 등 확보
‘비상선언’ 등 4편 순위 부풀린 혐의
경찰이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의혹을 받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배급사를 압수수색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만들어내며 한국 영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기반은 통합전산망을 통해 제공된 투명한 흥행정보였다.
그런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관객 급감으로 내홍을 겪는 국내 극장가에서 이 같은 순위조작 사건까지 드러나 파장이 클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와 배급사 3곳(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에 수사관을 보내 입장권 발권 기록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입력 자료 등을 확보했다.
 | | 11일 서울시내 한 극장 모습. 위 영화는 기사와 관계 없음. 연합뉴스 |
경찰에 따르면 이들 영화관과 배급사는 영화 관객수를 부풀려 집계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영진위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운영하며 영화별 관객수와 매출액 등 박스오피스를 관리한다.
집계는 멀티플렉스 등 영화사업자가 전산망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화는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4편이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비상선언은 새벽시간대 상영한 여러 회차가 매진돼 관객의 의심을 산 바 있다.
영화계는 이처럼 관객 수가 부풀려진 영화가 10편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흥행에 사활을 건 배급사가 멀티플렉스와 짜고 관객수를 부풀린다는 의혹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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