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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에 익명으로 돈 봉투를 놓고 가는 '기부 천사'가 나타났다.
지난해 9월부터 대전시 동구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누가 놓고 갔는지 알 수 없는 흰 봉투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출근하던 직원들이 행정복지센터 출입구 안쪽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민원인이 주워 전달해주기도 했다.
한 달에 2∼3차례씩 발견되는 봉투 겉에는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세요'라고 적혀있으며 봉투 안에는 2만∼5만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 8일 신인동 행정복지센터 한 직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누구신지 전혀 모르겠지만 드러나기를 꺼리시는 뜻을 헤아려 굳이 알아내려 하지 않고 있다"라며 "부끄러움이 많은 분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기부금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나눔 냉장고 식자재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에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경제 활동이 불가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기부금으로 병원 진료를 받게 된 사례도 있었다.
긴급복지 지원을 받은 한 주민은 "일면식도 없는 분의 도움으로 막막하기만 했던 생계 걱정을 덜게 됐다"라며 "나도 형편이 나아지면 소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소액기부자의 선행은 기부가 돈이 많은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라며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일으키듯 신인동 기부 천사의 행동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밀알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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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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