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입니다.

"동호회에 일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짐을 옮기거나 동아리방 청소 등 사적인 일을 시켰습니다.
지난 5월까지 서울 한 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A씨는 복무기간 동안 관리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관리자는 A씨를 복무분야와 무관한 부서에 배치하고 자신의 행정업무를 떠넘겼다.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자신이 가입한 직원 동호회 업무 등을 시키기도 했다.
이씨는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의견서를 제출하니 경고장을 주겠다고 협박했다"고 토로했다.
 7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복무요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공익인권법재단 공감·직장갑질119가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사회복무요원 및 소집해제자 3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이는 64%에 달했다.
이는 일반 직장인(30.1%)의 2배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복무 중 괴롭힘 경험으로는 부당 업무지시(48.9%)가 가장 많았다.
사적용무를 지시하거나 업무를 전가하고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유형이다.
실제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복무분야와 무관한 부서에 배치돼 직원 동창회 업무를 하기도 했다.
협박과 태움 등 폭언·폭행 경험도 44%에 달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B씨는 복무기간동안 일상적으로 반말을 들었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 제7조에 사회복무요원을 부를 때 호칭을 지킬 것으로 규정돼 있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B씨는 주차장 폐쇄회로 CCTV를 보는 등 잡무에 시달렸다.
 사회복무요원은 법적 보호 체계에서도 배제돼 있다.
현행법상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보호를 받지 못한다.
 
복무기관장 권한이 비대한 점도 사회복무요원이 괴롭힘에 취약한 원인 중 하나다.
복무기관 재지정·겸직 허가·고발을 통한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 연장 가능성 등을 결정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괴롭힘 주체는 복무기관 직원(61.1%), 복무기관장(38.4%) 순이었다.
이에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은성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 사무처장은 "병역법 개정을 통해 사회복무요원이 부당한 갑질이나 괴롭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복무요원의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 사무처장은 "사회복무제도 개선은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돼 왔다"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동안 안전하고 건강하게 복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