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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노린 '강남 납치·살해'…치밀한 계획 범죄·청부살인 가능성도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3-04-02 17:30:00

경찰이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 야산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귀가하던 40대 여성이 납치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기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가상자산을 노린 범죄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의자를 검거한 경찰은 이들에게서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즉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조계는 이들이 범죄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점 등에 비춰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 아파트 앞에서 벌어진 납치···수사망 피해 '치밀' 도주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중반 여성을 차량으로 납치한 뒤 살해해 암매장한 혐의로 A씨(30)와 B씨(36), C씨(35) 등 3명을 피의자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귀가하던 여성을 준비한 차량에 납치했다.
범행 현장이 담긴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바닥을 뒹굴며 격렬하게 저항하던 여성을 폭행하며 강제로 차에 태웠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목격자들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 등 3명을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했다.
하지만 여성을 끌고 가 도로변에 미리 세워둔 차량에 태운 A씨 등은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11시 46분쯤 여성을 납치한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출발해 서울 톨게이트를 거쳐 고속도로로 경기 용인까지 간 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국도로 빠져 대전으로 이동했다.
이후 범행에 사용한 차량은 버리고 렌터카로 갈아타고 충북 청주 상당구 인근으로 이동했고 또다시 택시로 각각 갈아타고 경기 성남시로 이동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주 중에는 현금만 사용하고 걸어서 이동하거나 택시를 여러 차례 바꿔 타고 노점에서 옷을 사 갈아입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45분 성남 모란역 역사에서 A씨를, 오후 1시 15분 성남 수정구 한 모텔에서 B씨를 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40분에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C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납치한 여성을 1시간 40분 동안 감금한 뒤 대전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는 이들 진술을 바탕으로 수색 인력을 급파해 31일 피해자 시신을 발견하고 신원을 확인했다.
A씨 등이 여성을 납치하는 데 사용한 차량에서는 혈흔과 고무망치, 케이블 타이, 청테이프, 주사기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 여성을 유기한 시점을 납치 이후 약 6시간 만인 30일 오전 6시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부검 구두 소견에서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이 보이지 않아 질식사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약독물 검출 결과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가상화폐 노리고 범죄" 진술···청부살인 가능성도 수사 중

A씨는 무직, B씨와 C씨는 각각 주류회사와 법률사무소 직원으로 A씨와 B씨는 과거 배달대행 일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파악됐다.
B씨와 C씨는 대학 동창이며 이들이 피해자를 직접 납치 살해한 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씨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해 B씨에게 제안했고, B씨는 A씨에게 채무 약 3600만원을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해 범행에 가담하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2~3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미행하며 동선을 파악하고 범행 시 역할도 나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체포된 피의자 중 한 명이 금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소유 가상화폐(코인)를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면서 "피해자 가상화폐 재산 규모와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공범 3명 중 2명이 피해자와 안면이 없는 데다 애초에 살해하려고 납치했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실제 납치 후 하루 이틀 만에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원한 등에 의한 청부살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피해자 가족이 이번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물론 공범 유무도 집중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관할인 수서경찰서는 가상화폐 관련성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전문인력 지원도 받기로 했다.
수서서 관계자는 "사전에 모의한 계획된 범죄였다고 보고 있고, 청부살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A씨는 3600만원 상당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B씨와 C씨가 피해자 코인을 빼는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실제 어느 정도 수익을 얻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의 중대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코인 부분에 대해 추후 서울경찰청에서 전문 수사 인력을 지원받는 등 수사팀을 보강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다만 추가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사안이며 현재까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가상화폐가 관련돼 있는지는 언급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상화폐 명칭은 말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관련된 사건도 유족 입장을 고려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코인 부분은 서울경찰청 전문부서 지원을 받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목격자의 112 신고 후 약 3분 만에 출동을 명령하는 등 지역 경찰의 초동 대응은 원활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3월 29일 오후 11시 46분쯤 남성 2명이 여성을 때리고 차량에 태웠다는 112 신고가 있어 11시 49분쯤 출동을 명령했고, 3분여 만인 11시 53분쯤 납치 현장에 도착했다"며 "곧바로 경찰은 신고자를 만나고 CCTV를 통해 기초 사실관계도 파악했으며 다음 날 0시 56분쯤엔 차량을 수배하는 등 납치 신고 접수와 동시에 '코드 제로'를 발령했다"고 해명했다.
 
불안감 휩싸인 시민들···법조계 "중형 불가피"

경찰은 1일 강도살인·시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애초 A씨 등을 체포하면서는 특수감금 혐의만 적용했으나 이후 이들 진술을 통해 피해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강도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도 추가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3일 오전 11시 진행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당일 늦은 오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번 범죄가 치밀하게 계획된 행위였고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져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점, 강도살인 등 혐의가 적용된 점을 봤을 때 A씨 등이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줘 시민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고 경찰 추적을 피해 납치에 사용한 차량을 버리고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하는 등 치밀하게 도주했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법원에서 구속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범죄 행위가 알려지고 난 뒤 시민들도 강남 한복판에서 납치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정수씨(33)는 "인적이 드문 시골도 아니고 서울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번화가인 곳 중 하나인 강남에서 납치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언제든 나도 이 같은 일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이번 뉴스를 접하고 불안해서 아이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매일 데려가고 있다"며 "학원가가 사람도 많고 큰 도로 주변이라 그동안 큰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내 아이도 이런 범죄에 휘말리지 않으리란 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안해했다.

아주경제=남가언 기자 e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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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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