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RBM 또 동해상 발사
과거 도발 한·미훈련 상응 수준
2023년 핵 수중공격정 폭발 시험 등
김정은 증강한 핵전력 거듭 공개
美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반발하며
미사일부대 실전 능력 강화 포석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한층 대담해지고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가 실시되는 상황에서도 미사일 발사와 신무기 공개를 거듭하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꾸준히 증강해 온 핵·미사일 전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맞설 힘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 북한의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 모습. 평양=조선중앙TV·연합뉴스 |
◆미사일·신무기로 미국 견제·내부 결속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면 북한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맞불’을 놓는 것이 기본적인 패턴이었다.
2016년 한·미 해병대 1만2000여명이 참가한 상륙훈련이 경북 포항에서 실시되자 북한도 상륙 및 반상륙 방어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과 야외기동훈련, 같은 해 10월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 등이 진행되자 북한은 9∼12월 포병사격 11회와 대규모 전투기 훈련을 포함한 재래식 무기의 무력시위로 맞섰다.
반면 올해 들어 북한은 탄도·순항 미사일 발사와 핵 무인 수중공격정 폭발 시험 등 신무기 공개로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전사의 방패’(WS) 훈련 그리고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에 맞서는 모양새다.
경제난 속에서 북한이 대량의 연료와 식량 등 군수물자가 투입되는 재래식 전력 위주의 군사 훈련을 벌이는 것은 쉽지 않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했을 때부터 대대적 투자를 통해 기술적·군사적 능력을 키워왔던 탄도·순항 미사일 전력을 동원하면, 대규모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아끼면서도 무력시위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다.
여기에 전술핵 운용 능력을 강조함으로써 한·미에 대한 압박 효과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동계훈련 종료 시점을 앞두고 미사일 부대의 실전 능력을 더욱 높이는 전술적 차원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미사일 발사 장면을 관영 매체에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이를 통해 주민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도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군 견제와 내부 단결, 미사일 부대 실전 능력 강화 등을 포함한 다목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7일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도발 지속 시 ‘확장억제’ 의문 제기될 수도
한·미는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연합 전력의 압도적 힘을 보여줘 북한의 도발 의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이날 제주도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연합해상훈련을 한 뒤 28일 부산에 입항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싸워 이긴 태평양함대 사령관 체스터 니미츠 제독 이름을 따 지은 이 항모는 세계 최대인 9만3000t급으로 길이 332m, 폭 76.8m 크기다.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춰 전투기 등 군용기 80대 이상을 적재할 수 있다.
승조원은 6000명에 달한다.
한 번 연료를 채우면 6개월간 쉬지 않고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 한미 해군 함정이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연합작전 수행 능력과 상호 운용성 강화를 위한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웨인 E.메이어함(DDG, Wayne Meyer), 니미츠함(CVN, Nimitz), 세종대왕함(DDG, 7,600톤급), 디케이터함(DDG, Decauter). 해군 제공 |
니미츠호가 포함된 미 해군 제11항모강습단은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함,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함과 디케이터함으로 구성됐다.
미 핵항모의 방한은 지난해 9월22일 로널드 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제5항모강습단의 부산작전기지 입항 이후 6개월 만이다.
니미츠호의 방한은 한·미가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올해 1월3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지난달 22일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등을 통해 합의한 미군 전략자산의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의 전개와 확장억제의 행동화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계속 투입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력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군 당국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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