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네덜란드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일본·네덜란드 당국자들이 워싱턴에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협상 중이며 이르면 다음날 최종 합의를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로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중국 수출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ASML은 2019년부터 네덜란드 정부의 불허라 자사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됐지만 구세대 장비인 DUV 노광장비는 수출하고 있었다.
DUV 노광장비는 자동차나 스마트폰, PC, 로봇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보편적인 기술로, ASML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전체 매출의 14∼15%를 차지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도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니콘에 이와 비슷한 수출 제한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주요 반도체 생산장비 제조국가인 일본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제재 동참을 요청해 왔다.
미국뿐 아니라 5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업체인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이 동참해야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장비업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해외 경쟁업체들은 중국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이를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수출규제를 뒤집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피터 웨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는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반도체 장비를 구하지 못하면 중국은 스스로 개발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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