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 우려 없단 이유로 구속영장 기각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 30대 남성이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가 고무망치로 머리를 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지만,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살인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A(32)씨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0시30분께 종로구 돈의동에서 귀가하는 B(43)씨를 몰래 따라가 붙잡고 고무망치로 머리를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A씨는 당시 B씨가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집 비밀번호를 누르려 하자 갑자기 뒤에서 머리를 가격했다.
B씨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큰길로 도망치자 A씨는 B씨 집 건물 옥상에 숨었다.
그러나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새벽 1시께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피해자는 대로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B씨는 머리를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A씨의 혐의가 특수상해가 아닌 살인미수에 해당한다고 보고 검거 당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서울중앙지검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아니한 점,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다소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료를 토대로 우발적 또는 계획적 범행인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보강수사 뒤 영장 재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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