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용 진술은? / 이재명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1개 받은 것도 없다" 혐의 완강히 부인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지난 대선 정국을 뒤흔들었던 '대장동·위례 의혹'이 1년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전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이 추정하는 불법 대선자금은 8억여원 수준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게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성토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번 대선 자금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지난해 9월 대장동 사태 수사 당시 그의 휴대전화는 '스모킹 건'(결정적 단서)'으로 꼽혔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인 21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의리?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지금까지 착각 속에 살았던 것 같다"며 "구치소에서 1년 동안 명상하면서 깨달은 게 참 많고,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자 책임을 전가한다고 보고 크게 실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성남시장 인수위원과 성남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을 맡았다.
이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적으로 단 1원, 사탕 한개 받은 적 없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10원 하나 받은 게 없다? 초밥도 10원은 넘는다.
그걸 몰랐다고? 그것만 몰랐을까?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돈의 액수에 대해 "20억원을 요구해 6억~7억원가량을 직접 전했다"며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내가 산 지 1주일도 안 된 휴대폰을 버렸을 무렵이다"고 '시기'도 특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년여간 입을 굳게 닫았으나 최근 들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대장동·위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이 전면 교체된 데다 수사가 사실상 재수사 형태로 다시 진행되면서 추가 혐의점이 드러나자 심경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동 사태 핵심 관계자인 남욱 변호사도 최근 검찰에 적극 진술하며 '8억원 메모' 등 결정적 증거를 내놓는 것도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서 나온 자금이 천화동인 4호 이사를 역임했던 측근 이모씨를 통해 '정민용→유동규→김용' 순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8억4700만원 중 1억원은 유 전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배달사고'가 났고, 나머지 7억원 중 1억원은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이후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반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수사는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을 시작으로 '정점' 이 대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부원장의 신병까지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최대 20일의 구속기간 동안 보강수사로 김 부원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검찰은 공소시효 문제로 체포·구속 영장 청구서에는 담지 않았지만, 2014년에도 김 부원장이 1억원을 수수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에 따라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 관련 수사로 검찰의 사정 칼날이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2014년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 재선에 각각 도전하던 시기다.
대선자금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에 얼마나 협조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 수사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원장이 구속 이후 유 전 본부장처럼 '심경 변화'를 할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소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에게도 일부 돈을 건넸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실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편 이 대표는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이 대표와 민주당은 특검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일축하며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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