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영상물 유포자 사형·시청자 징역 15년”
유엔서 잇따라 北인권 공개 언급
유엔 제3위원회·안보리 회의에서 ‘북 인권’ 관심 촉구
윤석열정부가 북한이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과 사회적 동요를 막고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에 대해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 인권을 화두에 올렸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제77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방역 강화와 함께 북한의 인권과 인도주의적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며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 |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
황 대사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북한이 한국 문화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사례로 들며 북한의 인권 문제를 꼬집었다.
국정원 등에 따르면 2020년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초강수 처벌조항 등이 포함돼있다.
가령 이 법은 한국 영상물의 유포자에게 사형을, 시청자에게는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한 황 대사는 북한이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에 대한 총살 지령을 내렸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이 저지른 인권 관련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사법 체계에 회부해야 한다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황 대사는 인권을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이어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책임지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안보리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여성, 평화, 그리고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연설에서 “이번 기회에 북한에서 탈출한 여성들이 직면한 수많은 고난에 대해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3만4000여명의 72%가 여성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들 중 다수가 수년간 구금, 인신매매, 송환, 고문과 잔혹한 처벌을 포함한 후속 보복 조치 등의 위험을 견뎌낸 후에야 한국에 올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웃 나라들에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이 탈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원하는 국가가 모두 참여해 발언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공개토의에서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사례라고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전했다.
황 대사가 하루에 두 번이나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을 문제삼은 것은 자유와 인권 등 보편적인 가치 수호를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윤석열정부의 방침과 괘를 같이 한다.
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것이 ‘가치외교’에 상응하는 행동이 아닐 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는 한국이 당사자라는 관점에서도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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