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유가상승·경기침체 불러”
11월 나올 경제지표도 불리 전망
“시장 공포 확산 안되게 신중해야”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감축 조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좌우할 11월 중간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생산량 감축과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잠재적으로 공화당 승리 전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
오펙과 러시아 등 비(非)오펙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다음 달부터 원유생산을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1갤런(약 3.8ℓ)당 5달러(약 7100원)를 넘어서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던 휘발유 가격은 최근 3달러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진정세를 보였다가 다시 4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준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40여년 만의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만 커지고 있다.
WSJ는 다음 달 8일에 있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가 13일 발표하는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되는 물가지표로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9월 CPI가 8.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주유소에서 한 사람이 차에 주유를 하려는 모습. EPA연합뉴스 |
중간선거를 1주일 앞두고 다음 달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또다시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지난달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연준은 금리를 3.00∼3.25%로 끌어올리면서 연말 기준금리를 4.4%로 전망해 다음 달 4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WSJ는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포함해)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향후 몇 개월간 경기침체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 경고음이 높아지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면서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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