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치료비 명목으로 약 6억원 모금하고 갚지 않은 혐의
6개월간 대구서 은신하다 체포…주범은 기사 여자친구
 | | ‘경태아부지’의 반려견 ‘경태’(왼쪽)와 ‘태희’. 경태아부지 인스타그램 캡처 |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을 치료한다며 후원금을 모집한 뒤 이를 갚지 않고 가로챈 택배기사와 그의 애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김모씨(남)와 그의 애인을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인스타그램 계정 ‘경태아부지’(gyeongtaeabuji)에 반려견 ‘경태’와 ‘태희’를 내세워 유명세를 얻은 이들은 올해 3월 두 강아지들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후원금을 모집했다.
이들은 당시 인스타그램에 수차례에 걸쳐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진단받았는데 최근 누가 차 사고를 내고 가버려 택배 일도 할 수 없다”며 후원금을 모금했다.
그러던 김씨는 같은달 “허가받지 않은 1천만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차례로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총 모금액과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았고, 직접 메시지를 보내 빌린 돈 역시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4월 국민신문고 진정으로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대구에 머무르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오다 은신 6개월만에 결국 체포됐다.
검거 당시 그들의 두 반려견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의 애인을 주범으로 판단해 이달 6일 그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김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를 결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빼돌린 금액이 약 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경태를 데리고 다니면서 택배 업무에 임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에게 택배기사 옷을 입혀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 | CJ대한통운으로부터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된 ‘경태’. 경태아부지 인스타그램 캡처 |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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