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환으로 입원 중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쯤 별세
연세대 사학과 교수 재직 중 사회운동과 현실정치에도 깊숙이 관여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해 당선…15대 총선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은퇴
나비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이게 뭡니까’ 유행어 남기기도
시신은 연세대 의대에 기증…장례는 가족장으로
 | | 사진=연합뉴스 |
보수 진영 원로 인사로 손꼽히는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사진)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앞서 고인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악화해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사학과 철학을 공부해 문사철(文史哲)을 섭렵했고, 100권 안팎의 저서도 남겼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재직 중에는 사회운동과 현실정치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군부독재 시절 사회·정치 비판적인 글을 쓰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됐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고,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지만,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나비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고인은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도 남겼다.
지난해까지는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으며,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의 시신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되며,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故)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누이인 옥영·수옥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7일.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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