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 자국군 철수 확인
체첸 수장, 러군 지휘부 무능 질타
“계엄령 선포, 저위력 핵무기 써야”
나토 총장 “핵 사용 땐 심각한 후과”
러시아군이 병합지역인 루한스크주(州)의 동부 요충인 리만에서 철군하면서 내부에서 저강도 핵무기 사용론이 대두하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친러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리만에서 퇴각한 군 지휘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함께 참전 중인 체첸자치공화국 람잔 카디로프 수장은 리만 지역 러시아군 지휘관 실명을 거론하며 탄약 등 군수품과 통신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용병집단 와그너의 설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나는 이 ××들을 발가벗겨서 기관총을 들려 최전방에 세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적으며 러시아군 지휘부를 비난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네츠크주 등 점령 4개주 병합선언 하루 만인 1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리만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리만이라고 적힌 도시 표지판 앞에서 국기를 흔들며 미소 짓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
리만은 루한스크주 북부 핵심 도시인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점령 4개주(州) 병합 선언 다음날인 1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리만 철수를 확인했다.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리면서 카디로프 체첸 수장은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최고 지도부는 그동안 수차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일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푸틴이 어떤 핵이라도 사용할 경우 이는 러시아에 심각한 후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ABC방송에 나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과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과 장비를 파괴하고 흑해 함대를 침몰시킬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최첨단 항모 제럴드포드호를 주축으로 한 항모전단을 3일 대서양 작전구역으로 전개해 나토 동맹국의 연합전력과 함께 훈련한다고 밝혔다.
발트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 중·동유럽 9개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한편 유럽 각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외신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에서 그리스를 잇는 가스관인 IGB가 1일 개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IGB 가스관은 아드리아 횡단 가스관(TAP)과 연결돼 있어 그리스 연안으로 수입되는 아제르바이잔 가스를 불가리아를 비롯한 유럽 동남부 지역으로 공급할 수 있다.
IGB에 앞서 지난달 27일 개통한 노르웨이와 폴란드를 잇는 또 다른 새 가스관 발틱 파이프도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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