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3500억… 절반 넘어
건보재정서 지원 9000억 육박
사고건수 매년 ↓… “과잉청구” 지적
대구에 사는 직장인 A(32)씨는 지난해 차 대 차 교통사고를 당했다.
후유증이 염려돼 치료받을 곳을 찾던 중 지인 추천을 받고 B한의원을 찾았다.
부상이 심하진 않았지만, 한의원 권유에 따라 입원했고 침 치료, 추나요법 등을 골고루 받았다.
평소였으면 비용 부담이 커서 엄두도 못 냈지만, 교통사고를 당했고 치료 목적이 분명하면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은 뒤 흔쾌히 응했다.
A씨처럼 자동차 사고 후 한방치료를 택하는 환자가 해마다 늘면서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한의원·한방병원)가 양방진료비를 처음 넘어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받은 ‘종별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약 2조3916억원 중 한방진료비용은 1조3531억원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한방진료비는 아직 본인 부담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치료 목적이 분명하면 점차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지난해 자동차 보험 진료비 청구현황 중 건보 재정에서 나간 금액이 약 8898억원에 달했다.
2017년 2949억원이었는데 4년 사이 건보 재정에서 3배 넘는 비용이 차 사고 관련 한방진료비로 나간 것이다.
문제는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 건수는 2019년 22만9600건에서 2020년 20만9654건에 이어 지난해 20만3130건이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부상자도 약 34만명에서 약 29만명으로 줄었다.
부상 정도에 따라 진료비 차이가 클 수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한방진료가 허위·과잉 청구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건보 재정 누수는 없는지 당국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종윤 의원은 “자동차 사고 건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만 경상환자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한방진료 수가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솔직히 합의금 더 받으려고 일단 한방병원 2.3일 입원부터 하는게 문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