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8000원 상당 커피머신 배송받고 “못 받았다” 거짓 신고, CCTV로 들통나
 | | 택배기사가 배송완료 후 찍은 사진(왼쪽)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택배 상자가 놓인 집 앞에 내린 고객이 택배 상자를 발로 집안에 밀어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택배기사 측 제공. 연합뉴스 |
주문한 물건을 택배로 배송받고도 수령하지 못했다며 물건값 전액을
환불받은 고객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거짓말이 들통났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쿠팡의 하청 택배사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 7월 말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고객에게 33만8000원 상당의 커피머신을 배송했다.
그러나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고객의 거짓 신고에 결국 물건값을 전액 배상해야 했다.
A씨는 “쿠팡 측에 배상해야 할 금액이 한두 푼도 아니어서 물건을 찾으러 아파트 전체를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했는지 모르겠다”며 “분실 건을 왜 기사님이 다 물어줘야 하느냐고 걱정해주던 고객의 위선적인 모습이 더 괘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낮으로 땀 흘리며 일하는 택배기사들은 이런 일이 있으면 금전적, 정신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해당 고객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송 당시 A씨는 현관문 앞에 배송한 택배 상자를 사진으로 찍어 고객에게 보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현관문 호수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흐릿해 배송 사실을 증명할 길 없었고 A씨는 고객 주장대로 분실된 택배 상자를 찾고자 며칠간 아파트 10개 동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배송품을 찾지 못한 A씨는 결국 쿠팡에 물건값을 전액 배상했다.
보통 오배송이나 분실로 인한 택배 누락 등의 경우 택배기사가 분실된 택배물을 찾아 쿠팡에 반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택배물이 분실된 줄로만 알았던 이 사건은 고객의 자작극으로 확인됐다.
A씨가 일하는 택배사의 팀장은 정산 기간인 지난달 2일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관 입회하에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했고, 배송품을 가져간 것은 도둑이 아니라 물건을 주문한 고객이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CCTV에는 고객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택배 상자를 발로 밀어 집안에 들여놓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배송된 물건을 제대로 수령했음에도 거짓 신고를 해 물건값을 전액 환불받은 것이다.
고객은 거짓이 들통나자 뒤늦게 택배기사 측에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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