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조선을 강제로 병합하며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일(庚戌國恥日)인 29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여러 욱일기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욱일기는 ‘욱일승천기’의 줄임말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군기이자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를 기억하시나요”라며 “우리나라는 경술국치 이후 36년간 일제의 식민지로 지배와 수탈을 당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많은 누리꾼의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욱일기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 |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욱일기 디자인 상품. 서경덕 교수 제공 |
그러면서 그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리 해외 직구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욱일기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며칠 전에는 국내 회사에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할 때, 욱일기 문양을 사용하는 제보를 받기도 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1910년 경술년 8월29일은 대한제국이 일제에게 나라의 통치권을 양여함을 규정한 한일강제병합조약을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경술국치일이다.
일제는 조약에 의한 정당한 행위임을 강조하기 위해 ‘한일합방’(韓日合邦), ‘한일합병’(韓日合倂) 등의 용어로 강탈 사실을 숨기려 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상황(온라인 쇼핑몰서 판매되는 욱일기 상품)들은 일본의 욱일기 사용에 대한 정당성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기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조심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곧 욱일기 상품 판매 쇼핑몰에 항의 메일을 보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전 세계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 욱일기 상품 판매 금지에 관한 항의 메일은 꾸준히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쪼록 2030년에는 지구상에서 욱일기가 없어질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꾸준히 모았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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